자살과 사회적 문제
유덕열
2014-10-27
자살과 사회적 문제.hwp (41 KB)

■ 시작하면서

일전에 필자가 우리학교 홈페이지 ‘범죄연구소’에 현대 우리사회에서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에 관하여 앞으로 글을 연재하겠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첫 회분을 탑재합니다.

19세기∼20세기 초반 세계적인 사회학자라면 오귀스트 콩트, 칼 마르크스, 막스 베버, 에밀 뒤르케임 정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서구사회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천되면서 극심하게 변화되는 사회구조에 따른 제 문제를 연구한 사회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프랑스 출신 에밀 뒤르케임(Emile Durkheim)은 분업, 자살, 국가, 사회정의 당시 서구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연구하였다. 그는 또한 약 20년간 ≪사회학 연보≫를 창간하여 펴내면서 뒤르케임 학파라는 사회학자 그룹을 지도하기도 한 학자이다.

뒤르케임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살에 관하여 관심을 갖고 연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지금까지 접한 여러 자살관련 자료들 중에 뒤르케임이 저술한 《자살론》은 그 어느 학자가 연구한 내용보다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다년간에 걸쳐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사회학적 관점에서 자살을 심도있게 연구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저서가 비록 오래된 저서이긴 하지만 이를 근저로 우리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에 관하여 글을 쓰려고 한다.

자살이란 서구사회에서만 발생하거나 산업사회 이후에만 발생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동서고금을 보아 어느 시기나 어느 사회에서든 자살은 발생했었다. 필자가 《수사연구》라는 잡지에 주제목〈조선시대 시체검시〉, 부제 「무원록(無怨錄) 중심으로」라는 글을 연재하면서 연구한 바에 의하면, 고대나 중세 중국에서도 많은 자살 사건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를 포함한 우리 역사속에서도 자살 사건은 얼마든지 많이 있었다. 즉,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자살은 언제, 어디서든 있었다할 수 있다. 다만 복잡한 현대 사회에 비하여 수적으로 많지 않았을 뿐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자살은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에게만 가능하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은 자살하지 않는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 여러분 이웃이나 친구가 키우고 있는 애완동물이 어느날 자살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자살을 할까? 최근 우리 사회 예만 보더라인기 연애인이었던 최00과 그의 동생, 전 남편 조00 등을 포함하여 심지어 행복을 전도사 최00이 자살을 하였다는 언론 보도는 우리 사회에 극도로 충격을 기까지 했다. 이들이 왜 자살하게 되었을까? 독자 여러분도 궁금할 것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하여 필자는 여러분과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 필자가 자살에 관심을 갖게된 배경
   필자는 교수로 보직되기 전 군에서 약 30년 이상을 수사관으로 복무하였다. 2006년도부터 전역전까지는 육군의 명예수사관으로 유일한 멀티수사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사관으로 복무하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건∙사고를 취급하였다. 불과 3년 전에는 사망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후배 수사관 1명을 대동하고 미국 달라스까지 날아가 Collin city 현지에서 변사사건을 수사를 한 경험도 있다. 우리 군 역사상 창군이래 처음으로 한국군 수사관이 미국현지에서 사망사건을 수사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필자가 지난해 11월말 군에서 전역하기 전까지 육군중앙수사단에서 변사사건을 담하여 감식하는 수사팀장으로 복무했다. 이 부대는 창설 이유가 다른 부대와 이한 점이 있다. 그간 군에서 발생한 여러 유형의 사망사건들 중 일부사건에 있어 수사결과를 유족측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에서는 이를 군의문사로 불리워지면서 사회문제가 된 바 있다. 그러한 예로서, 언론에 수차 보도된 바 있는 JSA에서 권총에 의한 사망사건이 발생한 김모 중위 건, 전방 모부대에서 총기 사망한 허00 일병 등 몇몇 사건은 유족들이 자살이라는 군수사결과에 대해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의문을 제기 한바 있다.

이런 사실로 인해 대통령소속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만들어져 군에서 발생한 시망사건중 유족이 사망원인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한 사망사건을 재조사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러다 보니 2006년 4월 1일 육군에서는 변사사건에 대하여 발생 초기에 전문적으로 감식하여 사망의 원인을 밝히는 임무를 부여한 부대를 창설한 것이다.

필자는 이 창설부대원으로 시작하여 2013. 11월말 전역시까지 육군에서 발생한 망사건 현장감식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수없이 많은 사망사건을 접하게 된 것이다.

변사사건 현장감식 팀장의 임무는, 변사사건 발생초기에 현장에 출동해서 변사자가 왜 죽었을까? 어떻게 죽었을까? 자살일까? 타살일까? 아니면 자신이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일까?라는 결론을 얻기 위해 시체검시, 주변인들의 진술, 과학적 감식 기법 등을 통해 판단하는 임무를 수행한 것이다.

사실 경험에 의하면, 필자가 군에서 취급한 대부분의 변사사건은 자살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자살에는 자살 시도 방법상 많은 유형이 있고 원인에 있어서도 다양하다. 참고로 이해를 돕기 위해 서술하면, 변사사건이란 사망 경위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교통사고나 일반적인 사고사 즉 훈련중 사망이나 사망당시 목격자가 있는 경우는 변사가 아니기 때문에 사망사고일지라도 필자가 소속된 부대에서 감식을 하지 않고 일반 헌병부대 수사요원들이 직접 감식하여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도, 군생활하는 층인 젊은 20대 청년들의 자살에 관하여는 짧은 기간 동안 필자만큼 많이 취급해본 수사관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더욱 인간은 왜 자살을 할까?하는 의문을 갖게 되고 자살과 관련한 자료를 자연적으로 많이 접하고 연구하게된 것이다.

■ 자살의 시대적 사조
자살을 보는 시각은 시대 문화적 조류와 철학 사상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원시, 고대시대에는 먹고 살기가 어려워 노년층의 자살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시기는 늙어 먹을 것이 없으면 깨끗이 죽는 것이 낫다고 미화된 시기라고도 본다.

그리이스 로마 시대 초기 기원 후 1세기까지에는 자살에 대한 경의 내지는 숭배의 분위기가 존재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근거로 호머(Homer)의 오디세이에서 찾고 있다.

아들 오이디푸스와 결혼한 사실을 알고 목매달아 자살한 에피카스테(Epicaste)에 대한 전설에서 시작하여,『박물지 Historia Naturalis』를 남긴 고대 로마의 플리니우스(Plinius)의 기록은 고대 그리스 초기 시대의 자살을 이해하는 데 매우 소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가장 최상의 선물이다"라고 쓰고 있다.

플루타르크의《 영웅전》에서는 폼페이우스 측에서 전쟁을 하다 패전한 카토의 자살을 ‘그의 죽음 장면에는 범상치 않은 장엄함이 서려 있다.’고 까지 표현할 정도이다.

네로 황제의 스승이면서 황제로부터 역모의 의심을 받고 자살한 스토아 철학자 대표격인 세네카(Seneca)는 자살을 '자유로 향하는 통로'라고 하면서 서간에서 "현자는 자신의 생명이 지속 가능한 시간까지가 아닌, 자기가 생존하려고 할 때까지만 생존할 것"이라는 요지의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이는 삶의 양이 아니라 삶의 질을 중하게 여긴 그의 자살에 대한 사상관이라 할 수 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자살은 사람의 품성과 상관없이 삶을 자연스럽고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경우 정당화 할 수 있다고 보았다. 

■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자살관

그리스 로마 후기에는 자살을 신성 모독 내지는 인간에 대한 범죄, 자기 자신에 대한 살인으로 보면서 자살은 죄악으로 여겨지면서 금기시되기 시작 했다.

소크라테스“인간은 자기 감옥의 문을 두드릴 권리가 없는 수인(囚人)이다. 인간은 신이 소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스스로 생명을 빼앗아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자살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으로 이해했다.

플라톤은 “영혼불멸론”을 역설하면서 “자살은 스스로 영혼을 육체로부터 풀어주는 행위”로 보았고, 율법에서 자살을 매우 수치스러운 것으로 규정하면서 “죽음의 의도와 동기를 의식하면서 자신에게 손상을 입히는 행위”로 정의했다. 신이 내린 영혼을 함부로 스스로 손상하는 행위는 수치스런 행위로 묘비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주장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스 윤리학(Nicomachean Ethics)에서 “자살은 불법적인 것이고 벌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는 논조로 자살은 괴로움을 피하려는 비겁한 행위이고 자신에게는 부정이 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국가에 대하여는 하나의 부정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 교부(敎父)시대 자살관

고대 로마 교회의 교부(敎父)라 일컬어지는 성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e, 354~ 430)는 그의 저서『신국론 De Civitate Dei』에서 ‘인간에게는 일시적인 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생명을 포기할 권리가 없으며, ‘자살로는 결코 더 나은 또 다른 생에 이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기독교는 자살을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고 자신을 죽이는 살인과 같은 것이라 악시 하게하게 된다. 특히 초기 기독교 신학자인 락탄티우스(Lactantius)는 자살은 불명예스럽고 윤리적으로 가증스러운 죄악으로 규정했다.

성 어거스틴(Augustine)은 자살은 회계할 수 없는 죄악으로 단정하고 그의 저서 《신국론》에서 범죄자조차 개인적으로 죽을 권리를 갖지 않으며, 자기를 죽이는 사람은 명백한 살인자로 규정했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는 자살은 자기를 사랑하라는 자연법에 어긋나며, 자살자가 속한 공동체에 상처를 주는 행위이고, 하나님에 대한 생명의 의무를 어기는 것으로 죄라는 인식을 밝히고 있다.

다음 회에서는 중세와 근세의 자살관과 우리나라에서의 자살에 대한 역사적 관조에 대하여 이어서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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